2025-03-16 03:22
2003년 네팔에서 본 힌두 수행자. 혼자 보다나트 뒤에 있는 산을 오르다 한 움막 밖에 앉아있는 이 분을 만났다. 이 분은 영어를 못했고, 나는 힌디를 못했다. 그러나 만인 공통의 몸짓으로 그는 배를 만지고 입을 가리켰다. 영어는 딱 한마디. No meat. 가진 게 라면 밖에 없어서 드리고 나는 내 길을 갔다.
돌아오면서 다시 그 움막을 보니 그 분이 없었다. 빗자루질을 하고 있는 남자가 있어서 물어보니 이미 떠났다고 했다. 그 곳에 10년에 한 번 정도 들리는 성자로 불리는 분인데, 자기는 얼굴을 한 번도 못 밨다면서 내가 그 분을 마주하고 앉아 있었다는 것 자체를 너무나 신기해하면서도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을 지었다.
내가 인도와 네팔에서 본 힌두 수행자 중 가장 고요함이 전해지던 수행자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