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6 12:34
진료실에서는 무엇보다 솔직해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내가 눈물에 대해 이야기했을 때
'그것이 합리적인 것 같은가?'라고 물을 선생님이 두려워
솔직히 말씀드릴 수 없었다.
합리적이지 않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지만, 내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비합리적으로 반응한다는 것이 현실이었기 때문에.
스스로가 '비합리적'이라는 잘못을 범하고 있음에도
상처받았다는 변명을 하게 될 것 같아서,
아예 말을 꺼내고 싶지 않았다.
30분이 넘도록 방어하고 주저한 끝에 결국 한 마디도 하지 않은 나에게 선생님은 조언을 하려고 하시다 자조 섞인 말투로 도대체 본인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하셨다.
다른 사람과 달리 나는 '설득'이 전혀 되지 않아서, 힘이 든다고.
나는 선생님을 힘들게 하고 싶지 않았는데, 결국 내가 다 망쳐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눈물은, 너무 무섭고 아프다.
병원에서의 관계마저 망치고 있다
아무도 도와달라고 말할 사람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