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6 23:57
(이혼 후 힘들었던 순간 )3.
아이들에게 명절은 마냥 들뜨고 신나는 날이다.
설날이나 추석 연휴가 시작되면 나는 아이들과 친정에 갔다.
엄마 혼자 제사 음식을 준비하는데 같이 도와주면서, 이런저런 수다도 떨고 엄마도 보고싶으니까.
그런데 엄마가 한숨을 푹푹 쉬며 말을 꺼냈다.
"원래 명절 음식 할 땐 다들 시댁에 가는데, 네가 이렇게 애들 대리고 집에 와서 음식을 하고 있으면,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친척들이 뭐라 생각하겠니? 이혼한 거 티 내는 것도 아니고... 다들 사위랑 같이 오는데 너는 혼자 애들 데리고 오니까 내가 민망해서 참.."
갑작스러운 엄마의 말에, 순간, 내 몸속에 있는 모든 수분이 눈으로 다 쏟아져 나올 것만 같았다. 엄청난 눈물을 삼켜내느라 목이 너무 아팠다. 그날 이후 나는 명절 음식 하러 친정에 가지 않았다. 아이들은 왜 더 이상 할머니 댁에 안 가냐고 나를 보채며 엉엉 울었다.
오래전 일임에도 이 글을 쓰는 지금도 눈물이 난다.
자식이부끄러운엄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