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7 08:20
부상길의 흑돼지.
1989년 쯤. 계장선거를 앞두고, 학씨 부상길이 마을 사람들에게 돼지고기를 사주지. 거기서 부상길이 이렇게 이야기해.
“고급 흑돼지로!”
근데 학씨 부상길이 사준 건 정말 “흑돼지”일까?
사실, 제주 흑돼지가 이름을 알리게 된 것은 생각보다 최근의 일이야. 신문기사에 처음 흑돼지라는 단어가 나타난 것은 1991년인데, 이때는 원산지로 제주가 아니라 해남과 합천이 언급되어있어.
제주산 흑돼지 이름은 1992년 처음 기사에 나오는데 롯데백화점의 “제주도 향토물산전”에서 젓갈, 생선, 유채꿀, 알로에와 함께 흑돼지가 제주 특산물로 판매되었다고 해. 그렇게 조금씩 “제주 흑돼지”의 이름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고 1990년대 후반이 되면 서울과 제주에도 제주 흑돼지 식당들이 생겨나. 하지만 그때까지 사육두수가 충분치 않아 공급이 어려웠다고 해.
그래서, 1980년대 후반 “부상길이 마을사람들에게 사준 건 흑돼지가 아니다”가 내 결론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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