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8 01:17
(이혼 후 힘들었던 순간) 4.
명절이건 제사건 멀고 번거로워서 오지 않고 전화로 대신하는 오빠와 엄마는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휴대폰 성능이 좋은 탓인지 통화하는 내용이 생생히 다 들렸다. "엄마 혼자 제사 음식 만드느라 힘들지?오빠의 말에, 엄마는 나랑 애들이 와서 같이 하고 있다고 대답했다. 그러자,오빠는 " 지가 웬일이래?"라고 했고, 엄마는 "그러게 말이야, 내가 아니?"라고 대답했다.
오빠는 결혼해서 강원도에 살고 있다.
십수 년간 명절마다 매번 전화로만 안부를 묻는 건 부산까지 거리가 멀다는 게 이유였다. 오빠는결혼해서 잘 살고있으니, 못 오더라도 그럴 수 있는 거고, 나는 이혼한 주제에 친정에 자주 오는게 그저 한심하고 우스운 것 같았다. 그동안 난 몰랐다. 그런 룰이 있는 줄...엄마와 오빠가 그렇게 뒷말을 하고 있는 줄...십수년간 명절은 물론이고 아버지 제사마저 안오는 오빠보다 나를 훨씬 챙피해하고 무시하는 줄...
난 왜이렇게 바보였을까.
이혼은죄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