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8 10:25
버스정류장에 서 있으마
막차는 생각보다 일찍 오니
눈물같은 빗줄기가 어깨 위에
모든 걸 잃은 나의 발길 위에
사이렌 소리로 구급차 달려가고
비에 젖은 전단들이
차도에 한 번 더 나부낀다
막차는 질주하듯 멀리서 달려오고
너는 아직 내 젖은 시야에 안 보이고
무너져 나 오늘 여기 무너지더라도
비참한 내 운명에 무릎 꿇더라도
너 어느 길모퉁이 돌아나오려나
졸린 승객들도 모두 막차로 떠나고
그 해 이후 내게 봄은 오래 오지 않고
긴긴 어둠 속에서 나 깊이 잠들었고
가끔씩 꿈으로 그 정류장을 배회하고
나의 체온 그 냄새까지 모두 기억하고
다시 올 봄에 화사한 첫차를 기다리며
오랫동안 내 영혼 비에 젖어 뒤척였고
뒤척여 내가 오늘 다시 눈을 뜨면
너는 햇살 가득한 그 봄날 언덕길로
십자가 높은 성당 큰 종소리에
거기 계단 위를 하나씩 오르고 있겠니
버스정류장에 서있으마
이노래 아시는분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