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비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항상 드는 생각은 저들도 한때 나와 같이 삶이 있던 사람이었는데 그 끝이 저런 비참하고 모욕적인 최후라는 게 정말 싫다는 것이다. 이런 장르의 컨텐츠들 중에는 좀비들을 온갖 방식으로 시원하게 처치해야 할 장애물 정도로 취급하는 것들이 있는데 내 시선에는 그런 취급이 사람과 생명에 대한 모독이라고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좀비물이면서도 그나마 마음에 들었던 장면이 있는 영화는 '부산행'으로 좀비로 변했음에도 생전 친구의 모습으로 바라보며 문을 열고 죽음을 맞이하는 할머니나 공유가 좀비로 변하기 전에 스스로 죽음을 맞이하여 남은 사람을 지키려고 하는 모습 등이 좀비를 오직 유희를 위한 소모적인 대상으로 보지 않았다고 생각해서 좋아하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