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2-07 13:51
몰입 혹은 돌진 까마득히 오래된 일 같지만 그리 멀지 않은 때였다. 새벽같이 일어나 평소대로 채비를 했다. 아직 공기가 차기 때문에 외투까지 걸쳐 입었다. 발가락 사이사이 바셀린을 꼼꼼하게 발라주면 채비는 끝난다. 이제는 한 몸 같은 배낭을 짊어지고 알베르게를 나선다. 오랜만에 일찍 출발했더니 온통 흑암이다. 특히나 요즘엔 고산지대여서 불빛도 없다. 어느새 동공이 확장되면서 시야가 확보되었다. 별천지다. 처음으로 공포를 느꼈다. 할 수 있는 건 빛으로 서둘러 가거나, 태양이 솟을 때까지 걷는 것뿐. 머물러도 빛을 맞이하겠지만 어차피 선택지는 단 하나이니 빛이 없는 어둠과 친해져야겠다. 문득 내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의심이 든다. 부단히 나아가고 있지만 등 뒤에서 떠올라야 할 태양은 아직인가 하여 기별을 보낸다. 여전히 별빛이 나의 하늘을 밝혀주고 있지만, 내가 원한 건 뜨겁고 강렬한 태양빛이라고 투정을 부린다. 그러나 앞으로 나아간다. 두 발은 걷고 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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