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20 06:40
대형 출판사에서 일하던 시절에는 편집부 막내들이 돌아가며 투고 메일을 관리했다.
괜찮아 보이는 원고가 있으면 해당 메일을 각 팀에 토스했는데, 돌아오는 답장은 대부분 출간이 어렵다거나 고민을 해보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면 투고자에게 반려 메일을 보내야 했다.
누군가를 실망시키는 일이라니, 참 별로라고 생각했다.
투고자와 직접 소통해보겠다는 답장이 올 때도 있었다.
팀 내부 회의, 마케팅 회의를 거쳐 이사님 승인까지 받어야 했지만, 어쨌거나 출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었다.
지난한 과정 끝에 계약이 성사되고, 투고 원고가 한 권이 책이 되어 나올 때면 내가 약간의 역할을 한 것만 같아 기분이 좋았다.
처음에는 달갑지 않았던 업무가 의미 있게 느껴져 메일을 열심히 열어보고 토스했던 기억이 난다.
그 회사가 지금도 이런 방식으로 투고 메일을 관리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지난날(?)이 떠올라 한번 써봤다.
시간이 나면 황당했던 투고 메일과 투고 노하우에 대해서도 써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