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30 09:01
비둘기는 사람도 차도 평소 자신을 해코지 하지 않음을 알고 먹이를 보면 일단 다가가서 부리부터 박는 도전적인 습성도 있어 차들이 많은 골목길이든 사람이 많은 공터든 개의치 않고 활보한다고 한다. 비둘기의 죽음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구름이 낮고 어둡게 깔려있던 날, 녹사평역 삼거리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는 중이었다. 그 자리에는 우리 말고도 한 쌍의 남녀 커플이 더 있었다. 차도 신호등이 주황불로 바뀌더니 큰 소리가 들렸다. 바싹 마른 나뭇가지 여러 개를 겹쳐 잡고서 꺾을 때 나는 것 같은 그런 소리가 아주 크게 들렸다. 곧바로 소리의 근원을 찾아 두리번 거렸다. 눈을 씻고 둘러봐도 굉장히 빠른 속도로 사라지는 차 한 대를 제외하면 평범한 도로의 풍경이었다. 그러다 옆에 있었던 남자가 우리 앞 도로 위 어딘가를 손으로 가리키는 것을 봤다. 손 끝을 따라가니 압착기로 누른 것처럼 도로에 딱 붙어 죽은 비둘기와 어수선히 흩어진 깃털 몇 가닥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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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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