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31 13:33
늘 사치하는 삶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확실히 요즘은 뭔가를 사는 것에 전혀 기쁨을 느끼지 않게 되었다. 예전처럼 몇년이 지나도 사지 않을 물건을 십여개씩 위시리스트에 넣어두지 않는다. 호모 콘수무스(Homo Consumus)의 삶에서 벗어난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그러나 안빈낙도 어쩌고 하기엔 대한민국 수도에서 사는 비용은 여전히 갑갑하리만큼 많이 든다. 그러나 어쩌랴. 일자리는 서울에 있고, 아이도 원래 지내던 환경에서 자라게 해주고 싶은걸. 안그래도 이미 너무 많은 것이 바뀌었으므로.
그 외에도 요즘 나는 예전처럼 거울을 보거나, 셀카를 찍지 않는다. 화장을 고치거나,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리지 않는다(이건 좀더 몇년전부터 그랬던 것 같다). 이것이 자연스레 늙어가는 과정인지, 혹은 내 속에서부터 뭐가 바뀌었는지는 모른다.
근데 지금이 좋다. 두꺼운 알을 깨고 나오느라 정말 힘들었어서.. (이렇게 간단히 말하기엔 사실 너무 지난한 시간이었지만) 지금은 그냥 일단 날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