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7 21:25
옛날 사람들은 그레고리력이나 율리우스력 같은 건 몰랐지만, 언제 벼를 심고 보리를 심어야 하는지는 정확히 알았다. 화전민들은 그 해 흉작이 들 것 같으면 밭을 갈아엎고 메밀을 심는다. 벼는 말라 죽어도 메밀은 꿋꿋히 버티니까. 그래서 소설의 제목은 <메밀꽃 필 무렵>이다. 산 굽이굽이 넘어가는 길에 메밀꽃이 잔뜩 피었다? 그 해 농사는 흉년이다. 소설의 배경에서 조상님들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중요한 건 아는 게 아니다. 빠르게 판단하고 방향을 잡아야 한다.
문제에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 챗gpt와 더불어 살아야 하는 나도 진지하게 생각해 볼 문제다. 나보다 유능한 조력자를 뒀다. 아마 곧 공개될 차세대 인공지능은 나보다 글도 잘 쓰겠지? 그래도 난 여전히 끄적이고 있을 가고.
어차피 난 주류였던 적이 없었다. 인공지능 개화기에 대단한 장점이다. 챗gpt는 가장 유명하고 정석적인 패턴의 글을 추천할 거고 비주류인 나는 거기 걸리지 않는다. 열화상 카메라 앞에 선 파충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