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 13:30
쉬이 잊히지 않는 사람이 있다. 마음이 남아서, 여전히 보고 싶어서, 변함없이 사랑이라서가 아닌. 그 사람을 사랑했던 시절이 좋아서. 그때의 내가, 함께한 우리가 찬란해서. 다시 만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돌아갈 수 없는 옛 시간이 잊지 못할 만큼 되고 아름다워서. 영화의 서사를 위해 삭제될 수 없는 부분처럼. 작품 속 명장면 하면 빼놓을 수 없는, 두고두고 회자될 킬링 구간 같은. 내 인생의 한 영역이, 청춘의 한 챕터가 그 사람 없이는 설명이 불가능한. 도저히 생략될 수 없는 인물로 남아있는. 그런 사람이 한 명쯤 있다. 내세울 만큼 대단히 지닌 것 없이도, 오로지 서로를 아끼는 마음 하나로 누구도 대신 못할 커다란 사람으로 비친. 그런 사랑으로 끈끈히 지속된. 여느 때보다 순수하고 또 순순했던. 그래서 더 애틋하고 애달팠던. 그리운 시절을 회상하다 보면 기억 끝자락에서 늘 기다리고 있는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