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1 11:53
아이들은 어둠을 흡수한 모래사장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야기를 나눴다.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까끌까끌한 모래알과 겨울의 온기를 온전히 담은 바람, 파도가 죽는 소리가 철썩이며 귓가를 간지럽혔다. 머리 위로 둥글게 떠오른 푸른 달빛은 잘게 부서져 아이들의 발밑으로 흩뿌려졌다. 그들이 아팠던 시간을 보상해 주듯 바다는 찬란하고 아름다웠다. 한 폭의 사진처럼 시간이 멈춘 듯했다. 이 순간이 영원했으면.
백색의 소음들
민하선 소설
오늘의 문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