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11 12:07
신내림은 돈이 필요했다. 아주 많이.
우리집에 그런 거금이 있을리 만무했다.
외할머니와 엄마는 그나마 번듯하게 잘 살고 있는 막내 외삼촌에게 돈을 맡겨놓은거 마냥 달라고 했다.
대기업에 다니는 막내외삼촌은 착하고 성실했다.
(나중에 쓸 기억이지만 나는 막내외삼촌과 잠깐 살았을 때 기억이 내 어린시절 기억에서 가장 반짝인다.)
외할머니와 엄마는 외삼촌의 집으로 쳐들어갔다.
말 그대로 쳐들어갔다.
그날 외삼촌이 울면서 전화했다.
“아가 미안해. 삼촌은 할머니랑 엄마를 이제 못볼것 같아. 삼촌도 너무 힘들어. 나는 너를 정말 자식처럼 생각했어. 내 첫조카. 미안하다. 건강하고 삼촌이 정말 미안해.”
흐느끼는 외삼촌의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나는 울고만 있었다. 무슨이야기인지 다 알것 같았다.
외할머니와 엄마는 외삼촌이 없는 집에 가서 외숙모와 사촌동생들만 있는데도 난리를 쳤다고 했다.
외삼촌이 급하게 퇴근을 하고 왔을때는 이미 사단이 나 있었다고 했다.
큰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