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8-21 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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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이가 쓰러져 누워있다길래
같이 있어주었다. 굴레를 쓴 채 누워
있는게 보기싫어서 굴레를 벗겨주었더니
한결 마음이 편해졌다. 각설탕을 먹이고
입에 물을 넣어주고 얼굴과 목을 깨끗이
씻어 주었다. 태권이를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게 전부였다.
그 덩치에, 누구보다 빠르게 달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겁 많은 것이 세상 1등인 말들.
스스로 몸을 가누지 못하는 두려움과
홀로 누워있는 외로움을 생각하니
마음이 저리다.
마음이 저리지만 태권이가 불쌍하다고
생각하고 싶지않다.
영원한 생명은 없는거니까.
태권이가 원한 삶은 아닐지언정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사람들과 함께
성실하게 살았다고 생각한다.
태권아. 이제 진정 자유롭게, 편히 쉬어.
아르고 황금꽃, 태권이 2023. 08.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