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4 15:10
283.
비교적 금방 감정을 추스르고 어머님이 이야기를 시작했어.
“지영이는 남자 친구가 없어요.”
“네? 아까 페북에 사진이 올라왔었는데요.
선물도, 꽃다발도 배달 온 적이 있어요.”
“그 아이 거짓말에 속으신 겁니다.”
“네? 아.. 실은 다이어리를 두고 갔는데…
제가 열어보았거든요. 꽤 오래 만난걸로 알고 있는데요..”
보통 아이들이 남친 여친이 있어도 부모님께는
철저하게 오픈 안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까..
어머님이 모르고 계신거라고 생각했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가상의 인물을 만들어서 연극을 하는 거예요.
그 선물들도 모두 지영이가 제 카드로 사서 보낸거고요.
카드사에 내역 모두 확인했어요.
페북에 나온 사진에 남자 얼굴이 있던가요?”
순간 할 말이 생각나지 않더라.
조용히 다이어리를 가져와서
며칠을 고민했던 부분을 어머님 앞에 펼쳐 놓았어.
어머님은 한참을 아무 말 없이 다이어리를 응시했고.
나는 이 숨 막히는 순간이 후딱 끝나기만을 기다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