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5 09:07
문을 여니 헐떡이며 눈 투성이에
넘어져서 옷이 엉망인 나를
다들 눈도 맞지 않은 차분한 얼굴로 쳐다보더라.
숨도 고르지 못하고 시험지를 받고 쓰려는데
뜨거운 난방에 맞은 눈이 녹아서
책상에 뚝뚝 떨어지고
온 몸이 젖어서 김이 나고
넘어지며 손목을 잘못 짚었나
글을 써가는 중에 손이 아픈데
아파서 눈물이 난건지
아마 삼분의 일을 못 채우고
젖은 시험지를 낸 것 같아.
그 후로 어찌 내려왔고 그런 기억은 없어.
홀어머니를 원망하는 마음은 전혀 없었고
그냥 내 아들은 이런 상황이 오면 서글프지 않게 힘들지 않게 도와줘야지 하는 생각은 한 것 같어.
이제 아들이 고등학교 가는데
세상 걱정 없이 해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