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8 14:02
아버지, 그리고 죄책감.
아버지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나는 아버지를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생각은 크나큰 죄책감이 되어 나를 무겁게 짓눌러 왔다.
아버지의 죽음을 생각했다. 아버지의 삶은 과연 행복한 것이었을까. 나는 아버지의 자식으로 태어나 과연 행복한 삶을 살아도 괜찮은 것일까.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후회의 눈물조차 흘릴 수 없을 것 같은 내가.
행복이 그저 살아가는 것이라면, 모든 인생이 행복해야만 하는 것이라면, 오랫동안 미움을 품었던 이 죄책감도 행복의 한 형태라면, 그렇다면 나는 조금은 가벼워질 수도 있겠다. 그렇다면 아버지도 행복한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 믿을 수 있겠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