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3 08:28
#자선시自選詩 <강 이야기 / 김두일> 산 그림자 깊은 골짜기 어느 외딴집에 시집와 손금이 닳도록 일만 했던 며느리가 손바닥이 거칠다는 이유로 풍각쟁이 남편에게 소박을 맞고는 시어미 몰래 부엌에서 흘렸던 눈물이 소쩍새 소쩍소쩍 울어대는 날에 방울방울 땅속으로 스며들어 만년도 넘은 땅속 암반 가슴도 뚫고 또 뚫고 흘러가 그 놈의 덩어리 속에 핏줄 같은 길을 내고 시뻘걸게 흐르다 물이 되었다지? 땅속 어두운 곳에서 억눌려 흐르는게 서러워 숨이 멎을 만큼 답답해진 어느날엔가 대순처럼 꼿꼿하게 솟구쳐 올라 하늘 가리고 떡하니 막고 선 산맥도 무시로 넘고 깎아지른 절벽에서도 마음껏 몸을 날리는 억년을 흘러도 마르지 않는 강이 됐다지? 눈물이 됐다지? 강가엔 사철 서러운 몸뚱이들 허름한 움막을 짓고 벗은 몸으로 옹기종기 모여 살며 유난히 흐린 날에 갈대들이 사라락사라락 몸을 비벼 들려주는 며느리 눈물 흘린 사연을 귀기울여 듣고 있다지? (아래 댓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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