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3 09:02
문학을 읽고, 명상을 하다 보니 이 둘은 꽤나 닮은 구석이 있다. 둘 다 그 자체로 즐겨야 한다는 것.
나는 대한민국 주입식 교육의 열렬한 추종자였기에, 문학을 문학답게 읽지 못하는 십대를 보냈다. 이 단어, 이 구절에 내포된 의미를, 작가의 의도를, 반드시 찾아내야만 했다. 이를 파헤치지 못하면 제대로 읽지 못했다 생각했다. 글 자체의 아름다움을 즐기고 느끼기도 전에 머리로 정답(?)을 유추하며 읽어대니 소설이, 시가, 재미있지 않았다. 그저 자유롭게 즐기면 되는 것을.
명상도 마찬가지다. 명상을 통해 어떤 신비롭고 위대한 체험을 하길 바란다면 결코 제대로 된 명상을 할 수 없다. 명상의 끝엔 아무것도 없다. 말 그대로 공空이다. 그곳에 숨겨진 함의란 없다. 그저 호흡이나 걸음처럼 지금을 온전히 느낄 수 있는 것들에 집중하며 그 상태를 즐기는 것뿐이다. 하지만 그 경지는 참으로 어렵다. 제법 아는 체하며 적었지만, 사실 나는 문학도 명상도 여전히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