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12 12:26
시상
Haunted building
폐허의 계단 위로
달그림자가 명함처럼 꽂혀 있을 무렵,
잿빛 그림자들은 벽을 짓궂게 타고 올랐다.
거대한 비밀 서랍이 열리듯,
그 모든 빈 방과 복도엔
오래된 통증의 기척이 켜켜이 쌓였다.
창문 없이 닫힌 창틀 속엔
빛이라 부르기엔 낯선 무언가가 떠돌았고,
그것을 손으로 잡으려다
내 그림자가 비뚤어져 버렸다.
낡은 문 사이사이에 새겨진,
그 골짜기 같은 틈은
기억의 얼룩으로 흩어져 있었다.
치명적이지만 달콤한,
유령들의 맥박 같은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