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8 15:22
보고 싶은데 누가 보고 싶은 건지 모르겠다. 나는 잘 지내는데 가끔은 나의 잘 지냄을 보고 싶은 그에게 보여주고 싶단 생각을 한다. 난 이렇게 하루하루 일도 열심히 하고, 밥도 잘 챙겨 먹고 제법 어른의 삶을 살고 있다고. 심지어 오늘은 몸이 썩 좋지 않았는데도, 운동도 하고 책도 읽고 모처럼의 주말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다고 우쭐대며 자랑하고 싶다. 그러면 보고 싶은 그가 활짝 웃어주었으면 좋겠다.
그 웃음을 보면 나는 안심이 되어서 나의 잘 지내지 못함도 보여주고 싶다. 사실은 안 괜찮은데 괜찮은 척 살아왔다고. 버텨 보려고 이 궁리 저 궁리 하다 보니 어찌어찌 살아져 왔을 뿐이라고. 그런데 그 세월이 생각보다 길어져서 한숨이 푹푹 나왔었다고 속상했던 마음을 실컷 뽐내고 싶다. 그러면 보고 싶던 그가 또 한 번 활짝 웃어주었으면 좋겠다.
이기적이어도 좋으니, 한없이 나약해져도 좋으니 그 웃음에 기대고 싶은 때가 있다. 혼자 잘 살아가다가도, 아주 가끔 주저앉고 싶은 그런 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