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2 03:26
시어머니와 내가 좀 편해진 계기가 있었어.
수 년 전 허리수술 하시고, 거의 일주일은 꼼짝없이 누워 계실 때 병실에서 내가 똥오줌을 다 받았어.
병원을 못 가는 시간엔 간병인 쓰고.
내가 있는 시간에 꼭 변을 보셨어.
알고보니 당신은 변비약을 드셔야 하는데, 약을 먹고 일정시간이 지나면 변을 보는 거야.
아가씨랑 통화하는 걸 우연히 듣게 됐는데, 간병인이 올 땐 창피해서 변을 못 보겠어서 약먹는 시간을 바꿨다는 거야.
처음에 민망해 하시길래, ’애도 셋이나 키워 봤는데, 할 수 있죠. 왜 못 해요.‘하면서 따끈하게 물수건 만들어서 닦아 드렸어.
머리도 감아야 하는데 못하니까 대야에 물 받아 가서 씻듯이 닦아 드리고, 식사하고 양치도 그렇게 하고..
돈을 주고 간병인을 써도 창피해서 못 하실 수 있지.
내가 그렇게 만만한가 싶다가도, 편하신 거겠지 마음을 돌렸어.
그 후론 날 보는 눈이 참 따뜻해 지시더라.
편해지니 당신의 아무말들도 흘려들을 수 있게 됐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