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05 16:04
#삭제 예정 고백 (AM 08:00)
빗자루가 쓸고간 벽 모퉁이에
간신히 붙어있는
한가닥 거미줄을
내 목숨이라 부르자
다 마신 페트병, 분리수거 하느라
힘껏 구겼을 때 퍼지는 바람 빠지는 소리를
내 호흡이라 부르자
내 비명이라 부르자
귀히 여겨졌던 적 없으니
새벽 나절에 뒹구는
검은 빈 봉다리를 보고
내 지존심이라 부르자
한번만
단 한번만이라도
누구의 허기를 채워줄
뜨거운 두부 한 모 담았던
식지 못할 심장이라 부르자
단 한번만
딱 네게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