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에게 참 고마운 점 하나 얘기를 하자면
나는 잘 때 잠귀가 밝고 예민한 탓에 호수와 분리수면을 한다
우리 호수는 말이 많은 편인데 나는 평소에는 방문은 닫아놓고 호수와 거실에서 지내다가 밤에 잘 때만 방으로 들어간다
그래서인지 내가 아침이나 낮에 잠깐 뭐 가지러 내 방에 들어가면 왜 들어가냐고 나오라고 냥냥 밖에서 바로 보채기 시작한다
하지만 밤에 내가 잘 시간이 되어서 들어가 방문을 닫으면 호수는 그땐 나오라고 보채지 않고 거실에 자기가 좋아하는 공간으로 가 잠을 조용히 청한다
별거 아닌 거 같아 보여도 나는 내 패턴을 이해해 주고 밤시간에는 조용히 참아주는 호수가 너무 착하고 고맙다
가끔 방에 들어오게 해 주면 신나서 한참을 침대 이불에 꾹꾹이를 해서 분리수면 하는 게 미안할 때도 많다
너 더 커서 좀 더 얌전해지면 생각해 볼게……. 사랑해 내 고양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