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4 03:10
뭘 배우면 꼭 인생이랑 연결짓는 몹쓸 버릇이 있는데, 이번에 도자기 배우면서 또 그런 생각이 들었다.
물레가 참 인생 같다.
처음에 중심을 잘 잡아야 하고, 적당한 속도로 돌려줘야 한다.
너무 손을 많이 대도 안 된다.
중심을 못 잡으면 모양이 한쪽으로 치우치다 결국 찌그러지고,
속도도 스테이지에 맞게 빠르다가 느렸다가 조절해줘야 한다.
모양을 잡겠다고 너무 만지면 흙이 물러져버린다.
사는 것도 그렇다.
적당한 거리에서 가끔은 제3자 입장에서
관조할 줄 알아야 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은 결국 균형을 무너뜨린다.
빨리 달려야 할 때 주저하면 될 일도 안 되고,
반대로 천천히 가야 할 때 서두르면
오히려 엉뚱한 길로 가게 된다.
어떤 일에 너무 집착해서 놓아야 할 때를 모르면,
결국 망가진다.
근데, 그렇다고 끝이냐?
다시 하면 된다.
모양이 좀 이상해져도 적당히 말려서 다듬으면 되고,
사포로 반짝반짝 윤을 내줄 수도 있지만, 너무 많이 깎아버리면 구멍이 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