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03 23:52
부동산임장기
임신하고 우리 부부가 제일 먼저 한 일은
뚜벅이 인생 청산 할 자동차 계약이었고
두번째는 부동산 임장이었어.
6개월 넘게 임장 다녔는데
딱히 마음에 드는 집이 없던 찰나에 지금 집을 발견했지.
우리 말고도 열댓팀이 더 보기로 약속된 어느 토요일,
매도인 부부는 아예 현관문을 열어두고 계셨고
집에 들어서자
중년부부가
환한 햇살을 맞으며 책 몇 권과 독서대가 올려 진 책상 겸 식탁에 앉아 온화한 표정을 짓고 계셨지.
따라다니며 가타부타 설명하지도 않고
머그컵에 담긴 차를 나눠 마시며 두 분이서 계속 대화 하시더라구
그냥 좋았어 이 집이
이 집에 살면 모든게 평온할 것 같은 기분이 들었거든
그렇게 여름에 계약을 하고
처음 분양 받고 19년간 이 집에 쭈욱 살던 매도인의 막내딸이 수능을 본 후에 우리는 이 집에 들어오게 되었지.
그 사이 우리 아들이 태어났고
산후관리사님께 아들을 맡기고
우리 부부는 인테리어 실측하러 다시금 그 집에 방문하게 되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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