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00:52
식당 단골 남자손님 얼굴이 많이 야위셨다.
60대 초반의 남자.
사유를 여쭤보니 엊그제 97세 부친이 별세하셔서 장례치르고 오셨다네.
식사하는 내내 얼굴에 수심이 가득했다.
효자 아들 보살핌 받으시다 가셨으니 복받은 어른이시라 했더니 감사하다는 눈빛을 보내왔다.
울아버지는 10남매 키우느라 온갖 고생 다하시다가 겨우 58세에 돌아가셨는데, 그분은 거의 40년을 더 사셨으니 정말 복받은 어른이다.
울아버지는 군대 간 아들을 기다리다가 내가 밤늦게 도착하여 꺼이꺼이 흐느끼니까 내손을 잡고 "울지마라. 남자는 함부로 우는게 아니다." 이 한마디 남기시고 운명하셨지.
나는 전방에서 나라에 충성하는 것이 곧 효도라고 여기고 충실히 군복무하던 육군 대위였다.
허나 내가 아비가 되어 자식을 키워 자식이 50이 되어보니 늙은 아버지의 비애가 무엇인지 알겠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