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03:58
계절이 바뀔 때 마다 비염으로 끙끙 앓듯 예민한 코는 새 계절을 감각해내고 추억을 불러온다. 여전히 아주 차갑지만 약간의 습도가 더해진 듯한 공기. 봄이 시작되기 직전의 공기는 가을이 끝나갈 때 즈음의 것과 닮아있다. 과도기처럼 뒤엉켜있는 무게감. 비행기에서 막 내렸을 때 느껴지는 공기의 어색함과 해가 떠오르기 직전인 새벽의 찬 공기 따위의 것들. 어떤 것의 끝이자 동시에 새로운 시작을 암시하는 것들에서 오는 모호한 기류가 있다. 그런 것들을 머릿속에 되새기면 머릿속은 추억으로 들어차고. 그렇게 며칠 과거를 지어먹다가 마주하는 오늘은 퀘퀘한 담배연기에 눈 앞이 뿌옇다. 미련 버리고 나아가야지. 이 계절은 다시 오니까, 이 냄새도 다시 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