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2 09:50
지난해 텃밭에 들깨 반 주먹을 심었다. 키우기는 수월했지만 수확이 문제였다. 동네 어르신들이 하시는 대로 선풍기를 틀어놓고 깻대를 두드리며 부스러기를 날리려 했는데, 깨까지 마구 날아갔다. 종일 난리법석을 떤 남편과 나는 겨우 커피잔 하나 정도 되는 들깨를 보고 헛웃음을 지었다. 망한 농사지만 그간 따 먹은 깻순이며 깻잎, 꽃송이로 해 먹은 들깨보숭이를 생각하면 그리 손해는 아니었다는 생각이 든다.
들기름에 구운 버섯과 데친 브로콜리에 액젓 1.5큰술, 들기름 1큰술, 들깻가루 1큰술, 통들깨 1큰술을 넣어 무쳤더니 아이도 남편도 대체 뭘 만들길래 이렇게 좋은 냄새가 나느냐고 묻는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 힘들게 수확해서 볶아둔 통들깨가 아까워 한 알도 남김없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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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요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