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4 18:58
어디 가서 쉽게 먼저 말을 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가만히 앉아있는데 그 사람이 내게 말을 걸었다. 이것저것 수행에 대해서 이야기하다가 갑자기 그 사람이 말했다.
"나는 나무하고 얘기를 할 수 있어요."
"예? 나무하고요?"
"예."
"어떡하면 할 수 있나요?"
그는 기대어 앉아있던 기둥을 양팔로 안 듯이 감싸며 내게 말했다. "이렇게 하고 가만히 있으면 나무가 말을 해요."
"그래요?"
"두 시간 정도 있으면 말을 해요."
"무슨 말을 하던가요?"
"소나무는 과묵해요. 두 시간에 한 마디 해요. '나......는......' 참나무는 말이 참 많아요. 정말 많이 말을 해요."
"저도 해봐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