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07:25
앞서 가던 그가 뒤돌아 보며 나를 불렀다. 더 가까이 오라고. 산호를 발로 차게 될까 봐 쭈뼛거리던 내 손을 잡고 그가 자기 쪽으로 쭉 끌었다. 그의 검지가 가리킨 곳에는 산호 틈을 통통 튀어 다니던 깨알 크기의 작은 쉬림프가 있었다. 그날 나는 그에게 물었다. “너는 다이빙으로 몇 번이나 바다에 들어갔어?” 그는 시큰둥하게 대답했다. “2000번 이후로 세지 않았어.” 겨우 걸음마를 떼었던 초보 다이버인 내게 그는 얼마나 크게 보였던가. 그는 내가 다이빙을 계속 이어갈 수 있게 해 준 첫 번째 이유였다.
내가 만난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