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12:12
폭싹속았수다 7. 보리개역, 한여름밤의 만선
바당일을 못해 시들시들해진 관식을 본 애순은 만삭이 다가오고 쌀도 다 떨어져 결국 할머니를 찾아가지만 아무런 말도 못하고 꺼이꺼이 울기만 하고 돌아와. 결국 밤에 할머니가 애순집에 찾아와 금가락지와 피난때 국밥팔아 번 통장을 주며 먼저 간 아들한테 주는거라며 배 하나 사라고 말하는 장면에서 스치니들도 나도 눈물 광광 흘렸을거야😹
애순과 춘옥이 이야기를 나눌때 관식은 정지(부엌)에서 춘옥에게 줄 음료를 만들어. 바로 “보리개역”.
제주에 사는 스치니들은 보리개역 많이 들어봤을것 같은데 육지의 미숫가루같은거야. 보리만을 볶아 가루내어 만드는 것을 보리개역이라고 해. 쌀, 현미, 콩 등을 믹스한 영양 미숫가루와는 또 다른 맛이지. 6월 보리수확철이 끝나고 제주의 장마가 오면 제주 할머니들이 “개역비 왐쪄(온다)”라고 해. 비가 오는 날 집집마다 이 보리를 고소하게 볶아 방앗간에 가서 개역을 만드는 것이 6월 초여름 제주의 세시풍속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