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14:20
남들에겐 흔적, 나에겐 아픔인 뼈가 있어요
진화가 더뎌 기어코 남아버린 한 조각이 말이죠
꼬리가 길어 쉽게 밟히나 봐요
그 때문일까요
남은 발자국만 바라보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일까요
자취를 찾아 이리저리 방황하는 것도
그 때문일까요
아무런 구실도 없이 무릎 꿇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일까요
천생의 무지몽매 앞에 자신을 재물로 바치는 것도
그 때문일까요
아아, 이제는 그만둬야겠습니다
맹목적으로 길어지는 핑계에 또 밟히고 말 것입니다
애초에 남들과 같은 뼈 따위 존재하지 않겠지요
이 아픔도 세상에 내가 남아있었다는 흔적이 되지 않겠습니까
꽁무니 빼며 달아나지 않기 위해 그랬나 봅니다
흔적을 남기는 생을 살고자 그랬나 봅니다
그 때문이었나 봅니다
/ 미골尾骨 _빙글
/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