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6 14:48
책방의 정체성은 결국 큐레이션이다. 정확하게는 '어떤 책을 얼마나 가져다 놓을지'의 문제.
베스트셀러로 책방을 채우는 뻔한 방법은 치워두고, 크게 두 가지 방법이 있었다. 내가 생각하는 '(힘들더라도)읽을 가치가 있는 책'을 중심으로 구성하거나, 유명하지 않더라도 삶을 담고 있는 책으로 채우는 것. 전자는 스테디셀러와 고전을 중심으로 구성하게 되고, 후자는 독립출판물이 중심이다.
고민이 시작된다. 무엇으로 채울 것인가. 독립출판 제작자들, 초보작가들을 응원하고 싶은 마음도 크지만, 동시에 정말 '양서'라고 불릴만한 책들을 소개하고 싶은 마음도 작지않다. 게다가 난 독서모임을 운영하고 있기도 하고. 서포터와 독서모임은 같을 수 없지 않은가.
게다가 추천하고 싶은 책만 들이려는 노력은 도전적인 시도를 가로막는다. 지난 1년간 책방에 새로 선보인 독립출판물이 몇 종 안되는 것은 그 이유다. '독립서점'으로서 이게 맞나? 싶지만 여전히 적정선을 찾지 못하고 있다. 오늘도 나는 고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