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6 08:02
“자.”
친구가 가방에서 주섬주섬 종이를 꺼내 내 앞에 놓았다.
“이젠 작명 할 실력은 되었니?”
“그거야 뭐…..이제는…….”
“그럼 내 남편하고 아이 것 좀 봐줘. 이름이랑 사주랑 정말 괜찮은지. 그때 이름 바꾼 것이 맞았던 건지. 계속 이 이름 써도 되는 지.”
“……”
“공짜로 해달라는 거 아니야. 돈 다 낼거야.”
아니, 공짜가 문제가 아니라…
내가 이걸 봐도 되는 걸까?
이걸 읽어내고 나서 내 입에서 고르고 고른 말이 나올수 있을까? 이미 힘든 친구에게 행여 상처를 주는 말을 하지는 않을까?
하지만, 내가 보지 않는다고 하면 친구 마음에 응어리가 남을 것이다.
그렇다. 무엇이 보이던, 무엇이 읽히던,
그 모든 것은 내가 안고 가야할 문제다.
나는 친구가 내민 종이를 받아 만세력을 펼쳤다.
연, 월, 일, 시…
사주와 팔자는 틀림이 없다. 운의 흐름도 반드시 일어난다. 그 안에서 인간은 인간이 할 수있는 최선의 것을 선택하고 묵묵히 해나갈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