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6 12:33
진료가 점점 더 힘들어지고 있다.
내가 조심하고 노력하면 할수록 관계가 틀어지는 게 느껴져서
결국 도망쳐나왔다.
난 의사선생님이 좋은데.. 좋아서 고생 안하셨으면 하는데
내가 하는 행동들이 선생님을 지치게 만드는 것 같아서 죄스럽고 씁쓸하다.
저번 진료에서 문제가 됐던 점 중 하나는
내가 '감정'에 대해 발언하기를 병적으로 어려워했기 때문이다.
최근 2주일간은 마치 어린애가 된 것처럼 징징거렸고 짜증이 늘었으며 5분 미만의 눈물을 흘렸다. 꽤 자주.
사실 나는 잘 울지 않는 사람이다. 울어도 울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법을 잘 알고, 울 때 소리를 내지 않는 법도 안다.
눈물을 통제하고 관리하기까지 10년을 넘게 다스렸다. 그 이유는, 눈물을 흘릴 때마다 생명의 위협에 준하는 공포를 느꼈기 때문이다.
눈물을 보이면 죽을 것만 같다. 내 몸을 내가 통제하지 못하고 무력해져야 한다.
그래서 나는 눈물 울음 슬픔과 관련된 상황이 고통스럽다.
말하려고 하면 죽을 것 같아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