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7 22:16
바닥에 엎드려 엉엉 우는 내 위에 친구가 살며시 기대는 것이 느껴진다.
티셔츠가 점점 젖어가는 것은 필시 친구의 눈물일 거다.
“아, 죽기 싫다.”
친구의 목소리가 등을 그대로 타고 들어와 내 몸을 울렸다.
“죽기 싫다. 살고 싶다. 나 진짜 잘 살 자신있는데, 이제는 더 잘 살 자신 있는데. 근데 안 되나보다.”
“……”
“나 입원해. 날짜 받았어. 바로 입원해서 치료하재.”
“……언제……??”
“모레, 아니 내일인가?”
놀라서 친구를 바라보았다.
얘가 지금 여기서 나랑 이럴 때인가?
“너 가족은? 부모님은?”
친구가 고개를 살살 저었다.
“일단 남편만 알고 애랑 부모님은 그냥 나 한달동안 병원에 입원해서 항생제 맞는 줄 알아.”
“어?”
“그러니까 너도 나 그냥 항생제 맞으러 들어간다….라고 생각해줘. 퇴원하고 나오면 또 하겐다즈 먹자.”
응? 하고 눈물 젖은 얼굴로 나에게 웃어주는 친구를 어떻게 내가 거절할 수 있겠는가?
그렇게 그 밤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