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4 14:51
수능 날 분노의 질주 매년 수능 때가 되면 생각하는 일화가 있다. 10년도 더 넘은 일이지만 내가 수험생이었을 때 수능날 아침 엄마가 차려준 열아홉 평생 본 적 없는 화려한 아침밥을 든든히 먹고 차분하게 집을 나섰다. 나는 순진하게도 권고되었듯이 혼자 버스를 타고 시험장으로 향했다. 모든 것이 느긋하고 여유로웠다. 시간은 넉넉했고, 코앞에 시험을 두고 동동거려봤자라 마음은 이미 며칠 전부터 초월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버스가 거의 시험장 근처에 다다랐을 무렵부터 길이 꽉 막히기 시작했다. 저 멀리 수험생 자식을 태우고 온 부모들의 차가 자식을 내려주고 빠져나가기 위해 이리저리 꾸물꾸물 엉켜있었다. 시계를 보니 막히긴 해도 시험장에는 늦지 않게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렇게 그냥 앉아 있는데 아무래도 행색이 너무 수험생이었던 나를 곁눈질로 눈치를 보던 버스 승객들이 하나둘 내려서 가라고 등을 떠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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