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5 11:53
요즘 폭싹 속았수다 클립을 보면서 떠올렸던 일화.
나는 사실 제주의 환경을 좋아하지 않는다. 애순이가 겪는 차별이 옛이야기도 아니라는 생각에 스멀스멀 애증의 2년이 떠오른 것이다. 파견근무로 2년간 제주에서 지내게 되었는데, 그 첫 해, 일 년 사이에 네번의 태풍을 겪고, 지진까지 겪었다. 그야말로 스펙타클한 제주생활. 또 유별난 괸당 문화에 진절머리가 났던 것이다(지금까지도 미화시킬 수 없는, 배척당하는 생활에 매일 싸움을 일삼고....거의 너덜너덜했다)
나는 끝까지 제주를 미워하다 서울로 돌아갈거라 생각했는데, 어떤 대화로 단숨에 생각을 고쳐먹게 되었다.
하루는 택시를 타고 공항엘 가는데, 그날도 태풍 때문에 비행기가 뜨네 마네 했던 상황이었다. 마음은 급하고, 기사님을 재촉하며 "비행기 뜰수 있을까요?"를 한 열번을 물어봤을 것이다. "그러게요"만 반복하던 기사님이 뜬금없이
"거, 예수 그리스도랑 석가모니같은 사람들이 어디서 나왔습니까" 물어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