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8 04:43
목이랑 날개뼈 안쪽이 아픈 게
30년이 다 되어 간다.
할머니 같지...
으악! 하게 아픈 게 아니고
은근하고 잔잔하고 애매하게 아파.
나는 이 통증의 시작을 기억해.
중학교 때 등굣길인가 하굣길이었어.
쓰레기 수거하는 초록색 트럭이
골목을 막고 있었는데
그 옆을 지나가던 내 머리 위로
한 50리터 크기 쓰레기가 떨어졌어.
트럭에 무리해서 쌓아 올린 쓰레기 봉투.
그때 목에 엄청난 충격을 느꼈는데,
주택 담벼락 앞 플라스틱 의자에
팔짱끼고 앉아있던 아줌마가 나한테
"그러게 거길 왜 지나가?" 이러더라고.
나도 참 멍청하지.
순간 '내 잘못인가?' 싶어서
아픈 내색도 더 못하고 그냥 가던 길 감.
그 이후로 쭉 반려통증과 함께야.
어른이 되고 나서 생각해 보니까
그 아줌마 진짜 짜증나는 사람이야.
학생이 길 가다 쓰레기 봉투를 맞았는데
괜찮냐고 도와주지는 못 할망정
그게 할 소리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