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3-18 06:58
이건 그 후의 이야기……
친구가 간 뒤,
세상은 정말 아무일도 없던 것처럼 흐르고
그렇게 걱정했던 친구의 남편과 아이는
몇번의 심리 상담을 받더니 괜찮아지는 듯 했다.
나는 친구의 납골당 앞에서 보란듯이 하겐다즈를 먹었다
그리고 어느 날,
예약한 손님의 사주팔자를 받고 보니 예전 그 어딘가에서 본 듯한 사주팔자였다.
친구의 남편이었다.
“혹시 내 사주 때문에 지현이가 일찍 갔을까요? 아는 분이 저한테 그러는 데 ‘부인 죽이는 사주’ 라고 해서요. 좀 봐주실수 있어요?”
아, 전혀 괜찮아지지 않았구나…….
내가 나만의 죄책감을 가지고 있듯, 친구의 남편도 죄책감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그렇기에 독실한 크리스천인 그가 나에게까지 왔겠지…
나는 연필을 들었다.
“본인의 운을 보시면……”
그것을 위로하는 것은 남아있는 나의 몫이다.